CG로 구현한 가짜 옥외광고
초현실적 아이디어 SNS 화제
초현실적 아이디어 SNS 화제

익숙한 현실 공간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사건들이 왠지 실재하는 마케팅이나 아트 퍼포먼스인 것 같아 반복적으로 돌려보게 되는 숏폼 영상들이 작년부터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가짜 옥외광고(Fake OOH·FOOH)'가 그것이다. FOOH의 어원적 의미는 프랑스어로 '가짜의(Fake)'라는 의미를 가진 'Faux'가 옥외광고를 뜻하는 'OOH(Out of Home)'와 결합하여 일상적인 공간이나 실제 명소, 관광지를 배경으로 흥미로운 CGI(Computer Graphic Image) 기술을 덧입힌 가상의 옥외광고를 의미한다.
현실 세계에 부분적인 CGI 기술을 가미해 공간적·물리적 제약이 없기 때문에 무한한 아이디어 구현이 가능하다. 기술력, 비용, 규제로 실행이 어려운 '초현실적'인 요소를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소비자에게 제시하여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FOOH의 시작을 연 디지털 아티스트 이언 패드햄(Ian Padgham)의 '선로 위를 달리는 레드와인 기차' 영상이 공개된 후 많은 관광객이 와인병 기차를 보기 위해 보르도를 방문한다. 이 현상을 보며 그는 "사람들이 영상을 통해 무언가를 볼 때 그것을 실제로 믿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수용자는 정보 습득에 능동적이고 선택적이다. 무한히 생성되는 콘텐츠에 피로도가 높아진 소비자들은 더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원한다. 이제 광고는 15초보다도 짧은 시간 안에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영상 전체를 CGI로 구현한 일반적인 3D 광고와 FOOH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제로 일어날 법한 사건'처럼 느껴지는지 여부에 있다. 3D 영상 광고로 인식될 경우 소비자는 경계심을 갖고 회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에 광고이지만 광고가 아닌 것처럼 주목을 끌고 그 안에서 영리하게 메시지를 녹여내야 더 많은 반복 시청과 버즈를 끌어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사실감을 살릴 것인지가 관건인데 이를 위한 핵심 요소는 결국 오브제(사물)와 장소 선정이다. 화제가 된 사례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실제 현실에 존재하며 크기를 확대하여도 그럴듯한 핸드백, 마스카라, 립스틱, 옷과 같은 오브제를 선정했고 배경이 되는 장소는 주로 누구나 아는 관광지, 랜드마크, 혹은 시내나 일상적인 공간으로 카메라 동선을 최소한으로 하거나 거의 고정돼 있다.
KB국민은행은 해외 FOOH 사례를 접하고 작년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고, 금융권 최초로 시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2024년 1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FOOH 광고를 시도한 KB국민은행의 캠페인 기획 당시 콘텐츠의 목적은 인천국제공항 입점 소식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이었다. 궁극적인 미션은 해외여행 수요가 높은 MZ 잠재고객과 브랜드의 관계 맺기를 유도하는 것. 고객 중심의 편의 서비스 즉, 미래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국제공항에서 금융 편의성을 높이는 분명한 실체가 있었기 때문에 물리적인 재화가 없는 금융사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고객의 미디어 문법에 유효한 FOOH로 구현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