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삼불화질소(NF3) 공장. /효성화학

효성티앤씨(298020)가 빠르면 이번주 중 이사회를 열고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인수를 결의할 예정이다. 재무적투자자(FI) 없이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100%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이번주나 다음주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달 효성화학 특수가스 매각이 결렬된 이후 경영권 인수를 제안 받고 검토해왔는데, 한 달도 안 돼서 결정을 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효성화학은 지난 7월 IMM프라이빗에쿼티-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이달 20일 협상이 결렬됐다고 공시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 대신 계열사인 효성티앤씨가 특수가스사업부를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그룹 측에서도 사실상 시인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의 매각은 기존에 추진해 온 영업 양수도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효성화학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특수가스 사업을 양도하고, 이 SPC의 지분을 파는 것이다. 만약 효성화학이 직접 영업 양도를 한다면 상법 제374조에 의거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지만, 법인의 지분을 사고 파는 것이라면 이사회 결의만 필요하다. 신주가 아닌 구주 인수라면 이사회 결의조차 거치지 않아도 된다.

업계에서는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를 인수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효성티앤씨는 섬유·무역 업체로서 중국에서 특수가스 사업을 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은 987억원에 불과하지만 유동자산(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2조원이 넘어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반응도 있다.

다만 그동안 효성티앤씨 주주들 사이에선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바 있어, 두 회사가 사업부를 ‘적정가’에 사고 파는 게 중요할 전망이다. 시장에서 추산하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의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컨소시엄이 우협 선정 단계에서 1조3000억원을 적어 냈을 때와 비교해 대폭 하향 조정된 수치다. 당시 컨소시엄은 EBITDA 650억원에 20배를 적용해 1조30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양측은 1조원선에서 협상을 이어가다가 눈높이가 맞지 않아 결국 매매계약(SPA)을 맺지 못하고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