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만명 쏟아지는 中 AI인재…천재 따로모아 정예부대 양성

[딥시크 해부(중)] 칭화대 야오반, 유니콘 AI 창업자들 다수 배출
베이징대 등 명문대도 소수정예 특별반…대학엔 AI학과 약 600개

중국의 오성홍기와 중국의 AI 업체 딥시크를 합성한 시각물.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중국의 오성홍기와 중국의 AI 업체 딥시크를 합성한 시각물.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본토 출신의 창업가 량원펑(40)이 만든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의 이공계 인재 육성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량원펑의 등장이 단순 한명의 괴짜 천재의 탄생이 아닌 정부의 AI 인재 전략과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한다.

중국에선 전국 각 지역의 수재들을 모아 핵심 인재로 양성하는 '정예부대'뿐 아니라 전국 580여 개 대학에 AI학과를 설립해 학계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육성한다.

올림피아드 출신·공부 천재 모아 소수정예 특별반

본문 이미지 - 중국 명문대인 칭화대학의 상징물인 칭화원 앞. ⓒ News1 정은지 특파원
중국 명문대인 칭화대학의 상징물인 칭화원 앞. ⓒ News1 정은지 특파원

중국 최고의 이공계 학교인 칭화대에는 '천재'들을 위한 별도의 특별반이 개설돼 운영 중이다. 그중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부생이 모인 것으로 알려진 야오반(姚班)이 대표적이다. '컴퓨터과학실험반'을 지칭하는 야오반은 지난 2004년 칭화대가 컴퓨터공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 야오치즈를 영입한 이후 그의 성을 따 2005년 만든 곳이다. 수학, 과학, 정보 등 5대 올림피아드 수상자와 가오카오(중국의 수능)로 칭화대에 입학한 각 지역의 '장원' 등이 야오반 특별선발 대상이다.

칭화대는 2019년 AI인재 배출을 목표로 한 즈반(智班)을 만들었다. 30명의 소수정예로 선발한 이곳은 대부분 정보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이 진학했다. 또한 2021년엔 양자컴퓨터 인재 양성을 위한 양신반(量信班)을 설립했다.

이곳에 진학하는 학생 중에는 2020년 중국 교육부의 '강기계획' 일환으로 선발된 학생도 있다. 강기계획은 물리, 수학, 화학, 철학 등 기초학문 분야 강화를 위해 인재를 별도로 선발하는 제도다.

칭화대는 지난 2022년부터 야오반·즈반·량신반을 하나로 통합한 '컴퓨터과학실험반(야오반)'으로 새출발했다. 이곳에 진학한 학생들은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자신의 선택에 따라 컴퓨터과학 및 기술, AI, 양자정보 등 3개 특별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MIT공대·프리스턴대학 등 미국 유수의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과목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며 야오치즈 수석 교수를 비롯한 세계적 석학이 이들을 직접 가르친다. 문샷AI를 창업한 양즈린 역시 야오반의 조교를 맡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야오반에 진학한 학생들은 학사 졸업 후 대부분 해외유학을 떠나거나 학교에 남아 학업을 이어간다. 야오반 출신의 학사 졸업생이면 졸업 후 최소 100만 위안(약 2억 원)의 연봉이 보장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야오반에서 배출된 인재들은 AI 분야를 비롯한 IT 업계에 두각을 드러낸다. 야오반 1회 졸업생인 러우톈청은 구글, 바이두를 거쳐 중국의 제1호 로보택시 서비스 제공업체인 포니닷을 창업했다. 얼굴인식 시스템의 중국 유니콘 기업인 메그비(旷视科技) 공동창업자인 인치, 탕원빈, 양무는 모두 야오반 출신이다. 야오반 출신으로 미국 유학 후 야오반 조교로 일하다 2019년 오픈AI로 갔던 우이는 역시 최근 알리바바 계열에 인수된 비엔싸이커지를 창업했었다.

칭화대뿐 아니라 중국 주요 대학들도 '야오반'과 같은 최정예 AI 인재를 육성 중이다.

베이징대는 튜링상 수상자인 존 에드워드 홉크로프트를 영입해 컴퓨터과학과 기술, 지능과학과 기술 등을 주요 방향으로 하는 '투링반'을 2017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들 대부분 올림피아드 국가대표 또는 특별전형으로 선발된 인재들이다.

베이징대 총장을 지낸 차이위안페이에서 따온 자율전공학부인 '위안페이학원'도 특수반 형태로 운영중이다. 딥시크의 주요 개발자 중 한명인 왕빙쉬안이 이 학원 출신으로 알려진다.

이 외에도 상하이자오퉁대(ACM반), 저장대(주커전반), 중국과학원대(화뤄겅수학과기영재반), 시안자오퉁대학(첸쉐선반), 하얼빈공대(AI반) 대학 내 과학기술분야의 핵심 인재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AI학과 졸업생만 4만명 넘어…일자리 많아 인재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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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주요 대학에서도 AI학과를 대거 설립해 관련 인재를 육성한다. 기업들도 AI 전문가를 선호하다 보니 AI학과가 우수한 인재를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AI학과를 졸업한 학생은 4만 30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중국 교육부는 2018년 처음으로 대학에 AI학과 설립을 허가해 35개 대학이 학과 설립 승인을 받았다. 2019년 한 해에만 180개 대학이 AI학과를 신설했는데, 당시 전체 신규 학과 개설의 약 10%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난 2023년까지 중국 전역에 AI학과를 운영하는 학교는 총 585개(전문대 포함)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명문대로 인정하는 '985' 대학 39개 중 34개 대학이 관련 학과를 개설했다.

중국의 높은 실업률 속에서도 AI 인재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AI학과의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높은 임금이 보장되는 확실한 보상도 인재가 몰리는 이유다. 지롄자오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AI산업 평균 월급은 1만 3594위안으로 모든 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우페이 저장대 인공지능연구소장은 현지언론에 "최근 주요 명문대 AI학과의 가오카오 점수 합격선은 기존 컴퓨터 관련 전공을 상회하고 있다"며 "미래에도 AI는 살아남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관련 학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바이두의 캠퍼스 채용 규모는 약 3000명인데, 그중 데이터학습,, 자연어 처리 등 AI관련 일자리는 전체의 80%에 달한다.

김종문 KIC중국센터장은 "중국은 이공계 인재 양성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과도 기술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으며 딥시크와 같은 AI기업 이외에도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항공우주 등 첨단 기술 기업들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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