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가 지난해 내수 침체 여파에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로 퇴직금 충당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다른 산업보다 인건비 비중이 높다 보니 직격탄을 받았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383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1% 감소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통상임금 기준 변경 여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통상임금 추정 부담금은 68억원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주요 유통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40억원 증가한 47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퇴직 충당부채와 희망퇴직 보상금 등 2132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수치다.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 실질 영업이익은 2603억원이다.
롯데쇼핑도 통상임금 확대 여파로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관련 비용이 532억원 발생하면서 연결 기준 473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1876억원, 영업이익 284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퇴직충당금 등 일시비용이 125억원이었다.
인건비 상승은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명절과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의 영향이다. 유통업은 서비스직 근로자가 많아 초과근로 수당과 휴일수당 비중이 높다. 수당이 퇴직충당부채증가에 영향을 미치며 비용부담이 훅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주말·연장 근무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특성이 있어 통상임금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는 내수가 부진하고 경쟁이 심화한 상황에 인건비 증가 요인이 더해져 각 기업이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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