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인공지능) 국가주의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AI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업계의 연대를 강화해 국내 AI생태계 확장에 최선을 다하겠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로서는 경쟁사인 NHN클라우드와 최근 AI사업에 공조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한 말이다. 1년 전 자체 개발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네이버가 AI 동맹군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2월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이후 현재까지 42건의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행사를 앞두고 같은 달 기존 '하이퍼클로바' 기반으로 맺었던 2건까지 합치면 불과 1년여 만에 국내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44건에 달하는 AI 생태계 조성 MOU를 성사시킨 셈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먼저 공공교육에서는 경상북도교육청 및 전라북도교육청과 각각 지난해 10월 협약을 맺었다. 경북도교육청은 학교지원종합자료실 AI서비스 도입에, 전북도교육청은 웨일스페이스 기반 교육플랫폼 고도화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한다. 또 교육 분야에서 대교·엔에스데블과 웨일스페이스 기반 교육서비스를 개발하고 유밥, 유비온, 위버스마인드·스터디맥스가 AI튜터 서비스 등에 활용한다. 한국교과서협회와는 AI디지털교과서 관련해 협력한다.
주요 수요처 중 하나로 꼽히는 금융 분야에서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손을 잡았다. 특히 한국은행과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다양한 자료를 검색·요약·추천해주는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IT서비스기업 SK C&C 및 마케팅솔루션 기업 오브젠 등과의 협약도 주로 금융권 AI수요 공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 기반 헬스케어 관련 협력도 눈에 띈다. 우선 국민건강보험공단 보유 데이터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대국민 서비스 구축 및 AI안부전화 '클로바 케어콜'을 통한 서비스 혁신을 추진한다. 현대건설과는 AI·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주거모델 개발에 협력, '하이퍼클로바X'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밖에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위뉴, 365mc과도 AI로 병원업무 등을 돕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유통 분야에서는 현대백화점과 AI카피라이터 '루이스'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SK계열 미디어렙 인크로스 및 광고사·컨설팅사 HS애드·커니코리아와는 광고·마케팅 관련 AI활용을 진행한다. 호텔·면세 관련해선 호텔신라에 '하이퍼클로바X'와 디지털트윈 '아크아이' 및 상품추천 'AI템즈'를 공급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SW(소프트웨어) 분야는 생성형AI 특성상 가장 많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한컴, 폴라리스오피스, 브릭메이트, 클로잇, 올거나이즈, 현대IT&E, 솔리드이엔지, 코그넷나인, 사이오닉AI, 크라우드웍스, CS쉐어링, 포티투마루, 디딤365, 이스트소프트 등과 생성형AI 기반 서비스 개발·연계에 나섰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 MSP(관리형서비스제공사) 클루커스, IT서비스기업 CJ올리브네트웍스는 '하이퍼클로바X' 우선 협력 파트너를 맡고 있다.
게임 개발 관련해서 스마일게이트와, 사이버보안 관련해선 안랩과 '하이퍼클로바X' 활용을 모색한다. 모빌리티 분야의 경우 쏘카와 전방위적 협력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회사가 NHN클라우드 AI데이터센터를 '하이퍼클로바X' 학습에 활용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멀티클라우드 서비스 개발과 공공·교육 맞춤형 LLM 사업에 함께 나선다.
최근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수원 특화 생성형AI를 위해 사내 구축형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도입도 논의 중이다. 이밖에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와도 공동 사업 발굴 협약을 맺었다. '팀 네이버'가 지난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사업에도 '하이퍼클로바X'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데이터 주권과 '소버린 클라우드' 및 '소버린 AI'의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며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더스트리 리더 기업들과 협력해 생성형AI 관련 국내 IT 생태계를 확장하고 경쟁력을 키우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김유원(왼쪽)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와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5일 '하이퍼클로바X' 기반 AI 공동사업을 위한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양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