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우스' 달 착륙 의미는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
적은 비용으로 기술력 입증
자동항법시스템 실증도 성공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
적은 비용으로 기술력 입증
자동항법시스템 실증도 성공

특히 이번 성공은 국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발한 우주 기술들이 민간 기업들에 성공적으로 이식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쾌거다. 국가 차원에서 수십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더 자주 우주로 나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차원의 우주 탐사 기술 수준도 크게 도약했다. 달 착륙은 첨단 과학 기술의 집약체다. 달 착륙선이 달에 진입하려면 달 궤도를 돌게 되는데, 이때 속도는 초속 1.7㎞에 달한다. 이렇게 빠르게 도는 달 착륙선을 달 표면에 진입시키려면 강력한 추진 시스템을 탑재해야 한다. 달은 대기가 없어 낙하산 같은 완충재도 쓸 수 없다. 오로지 엔진 힘만으로 달 표면에 보내야 한다. 표면에 가까울수록 달 중력도 강해져 난도는 더욱 올라간다.
이번 달 착륙에서는 자동 항법 시스템을 실증하는 데도 성공했다. 오디세우스에는 관측과 탐사, 기술 실증을 위한 장비 6개가 탑재돼 있는데, 그중 특히 주목받은 것이 '루나 노드 원'이다. 이 장비는 달 착륙 시 사용되는 자동 항법 시스템이다. 지구 관제소 대신 달 착륙선이 직접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달에 착륙하도록 도와준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상업용 달 탑재체 서비스(CLPS)를 통해 1억1800만달러(약 1568억원)를 지원받았지만, 자본 시장을 통해서도 많은 자금을 조달했다. 2013년 이 회사는 주로 우주 분야에 투자하는 투자회사 IBX의 캄 가파리안 최고경영자(CEO)가 스티브 알테무스 CEO와 공동 창업했다. NASA 출신인 알테무스 CEO가 회사를 운영하고 IBX가 돈을 댔다.
이 회사는 2023년 스팩(SPAC)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으로 55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고, 2023년 8월에는 기관투자자들이 2000만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했다. 상장 이후 계속 하락하던 주가는 달 착륙 시도를 앞두고 움직이더니 이날 장 마감 후에는 37% 폭등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아폴로 프로젝트'가 절정에 달했을 때 NASA 예산은 연방 정부 지출에서 4% 이상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0.4%에 불과하다. 그만큼 가성비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오디세우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하루 전인 14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문제로 하루 연기된 끝에 우주로 향했다. 발사된 지 48분 후 오디세우스는 팰컨9 로켓에서 분리됐고 지상 223㎞ 지점에서 지상 교신에 성공했다. 일주일간 달까지 약 38만㎞를 날아가 22일 달 궤도에 진입했다. 하루 동안 궤도를 돌며 달 착륙을 준비해왔다.
오디세우스의 발사를 앞두고 가파리안은 동료와 직원들에게 "우리는 우주정거장이나 우주도시를 매시간 방문하고, 달을 매일 여행하고, 매주 화성을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성간 여행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류의 궁극적인 운명은 별에 가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서울 고재원 기자]